어느 날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오른다. 열심히 살고 있는데, 왜 충만하지 않은가. 빠진 것이 없는 것 같은데, 왜 이 빈자리가 느껴지는가. 그 빈자리의 이름이 의미다.
의미의 공백은 실패한 삶에서 오지 않는다. 오히려 목표를 달성한 사람들, 바쁘게 살아온 사람들, 기대했던 것들을 하나씩 이뤄온 사람들에게서 더 자주 나타난다. 목록을 다 채웠는데 "이게 다인가"라는 질문이 남는 것이다. 이 질문은 삶이 잘못된 신호가 아니라, 의미 구조를 설계할 때가 되었다는 신호다.
의미는 거창한 사명에서 오지 않는다.
오늘 한 일이 누군가에게, 혹은 미래의 나에게
가닿을 때 생긴다.
의미를 설계하기 전에, 지금의 공백이 어디서 오는지를 먼저 봐야 한다. 의미 없음은 대개 세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아침에 일어날 이유가 없는 것, 하루가 지나도 아무것도 쌓이지 않는 느낌, 그리고 "이게 왜 중요한가"라는 질문에 답이 없는 상태. 이 셋은 겉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원인이 다르다.
아침의 무기력. 잠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오늘 하루가 어제와 다를 것이 없다는 예감이 몸보다 먼저 안다. 방향이 없는 것이다.
반복감. 열심히 하는데 나아가는 느낌이 없다. 쳇바퀴 위에 있는 것 같다. 축적이 없는 소모만 있는 상태다.
'이게 다인가' 질문. 원하던 것을 이뤘는데도 충만하지 않다. 목표 자체가 의미를 담지 못했기 때문이다.
심리학자 로이 바우마이스터는 의미 있는 삶을 만드는 네 가지 원천을 제시했다. 이 틀은 의미를 막연하게 느끼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디서 의미가 만들어지는지를 진단하게 해준다. 의미 설계의 출발점으로 삼기에 유효하다.
의미를 찾기 위해 지금 하는 일을 그만둘 필요는 없다. 의미는 대부분 조건을 바꾸어서 오는 것이 아니라, 지금 있는 자리에서 구조를 바꾸었을 때 온다. 같은 일을 해도, 그 일이 누구에게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알 때 의미가 달라진다.
프리미너가 제안하는 의미 설계의 첫 질문은 이것이다. 지금 내가 하는 일 중에서, 5년 후의 나 혹은 다른 누군가에게 닿는 것이 있는가. 그것이 하나라도 있다면, 거기서부터 시작한다.
목적은 방향이다. 의미는 그 방향 위에서 느끼는 감각이다. 목적 없이도 의미를 경험할 수 있고, 목적이 있어도 의미가 없을 수 있다. 그러나 둘이 정렬될 때 삶은 가장 단단해진다.
목적이 없다면 의미가 지속되지 않는다. 매 순간 충만하더라도 어디로 가는지를 모르면 그 충만함이 쌓이지 않는다. 반대로 목적이 있어도 지금 이 순간의 연결이 없으면 목적은 추상으로 남는다. 의미와 목적은 함께 설계해야 한다.
지금 하는 일 중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쌓이는 것이 있는가. 없다면 하나를 추가할 수 있는가.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과 지금 시간을 쓰는 방식이 일치하는가. 괴리가 크다면 어디서 오는가.
오늘 한 일이 내일의 나 혹은 누군가에게 연결된다는 감각이 있는가. 그 연결을 더 선명하게 만들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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