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것을 배우려 할 때 예전보다 오래 걸린다는 느낌이 있다. 영어 공부를 다시 시작했는데 단어가 잘 외워지지 않는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익히는 데 젊은 동료보다 두 배는 걸리는 것 같다. 이것이 나이 드는 것의 불가피한 결과라고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신경과학 연구들은 일관되게 보여준다. 성인의 뇌는 죽을 때까지 새로운 연결을 만들 수 있다. 배움이 느려지는 것은 뇌의 용량 문제가 아니라 방식의 문제다. 아동이 배우는 방식과 성인이 배우는 방식은 근본적으로 다른데, 우리는 여전히 아동 시절의 방식으로 배우려 하고 있다.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배우기 어려워지는
역설이 있다.
이미 안다는 믿음이 새로운 것을 막는다.
아이는 백지 상태에서 배운다. 새로운 개념을 연결할 기존 지식이 없으니 순수하게 흡수한다. 틀려도 부끄럽지 않고, 모른다고 창피하지 않다. 이것이 아이의 학습 속도가 빠른 이유 중 하나다.
성인은 다르다. 이미 방대한 지식과 경험이 있다. 새로운 것을 접할 때 기존 지식의 틀로 먼저 해석하려 한다. 그 틀에 맞지 않으면 거부감이 생긴다. "이건 내가 알던 것과 다른데"라는 저항이 학습을 막는다. 게다가 틀리는 것이 두렵다. 모르는 것을 드러내기가 불편하다. 이것이 성인 학습을 어렵게 만드는 심리적 구조다.
전문가 함정. 한 분야에서 오래 일한 사람일수록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는 이미 안다"는 믿음이 새로운 관점을 막는다. 초심자의 마음(Beginner's Mind)이 필요한 이유다.
실패 비용의 과대평가. 아이는 틀려도 아무렇지 않다. 성인은 틀리는 것이 자존심의 문제가 된다. 그 두려움이 시도 자체를 줄인다.
즉각적 적용 압박. 성인은 배운 것을 즉시 써먹어야 한다는 압박이 있다. 쓸모없어 보이는 것은 배우지 않으려 한다. 그러나 가장 강력한 배움은 당장 쓸모없어 보이는 것에서 온다.
성인 학습의 강점도 있다. 경험이다. 새로운 개념을 기존 경험과 연결할 수 있을 때 학습은 오히려 아이보다 빠르고 깊어진다. 20년의 직장 경험이 있는 사람이 경영학 이론을 배우면, 이론이 자신의 경험을 설명해주는 언어가 된다. 그 순간 배움은 암기가 아니라 이해가 된다.
성인 학습의 핵심은 새로운 개념을 자신의 경험과 연결하는 것이다. "이것이 내가 겪은 그 상황과 어떻게 연결되는가." 이 질문을 학습의 중심에 놓는 것이 성인 학습을 효과적으로 만드는 첫 번째 전환이다.
40대 이후에 효과적인 배움을 위해서는 학습의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 양보다 질, 속도보다 연결, 기억보다 적용으로의 전환이다.
거창한 학습 계획보다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작은 구조가 낫다. 프리미너가 제안하는 배움 구조는 네 단계다. 각 단계가 다음 단계를 만든다.
재미있어야 한다. 의무감으로 하는 배움은 오래 가지 않는다. 지금 이 시점에 진짜 궁금한 것을 배운다. 호기심이 엔진이다.
바로 쓸 수 있어야 한다. 당장 적용할 데가 없는 배움은 금방 식는다. 배울 주제와 지금 삶의 접점을 먼저 찾는다.
기록이 있어야 한다. 배운 것을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진다. Vol.13에서 다룬 글쓰기가 배움의 가장 강력한 도구인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