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너 라이프 2.0 시리즈 2 · 1부
라이브러리 · AI 시대, 세상이 바뀔수록 더 중요해지는 것들 · Chapter 1
Chapter 1 · 복잡계적 시각

삶은 구조로 움직인다

— 복잡계적 시각
읽기 약 8분·1부 · 세상과 인간을 새롭게 보다

우리는 흔히 삶이 노력에 비례한다고 믿는다.

더 열심히 하면 더 좋은 결과가 오고, 더 많이 배우면 더 앞서가고, 더 오래 버티면 결국 보상이 따른다는 믿음. 이 믿음은 산업화 시대가 우리에게 심어준 가장 강력한 전제다. 그리고 오랫동안 그것은 꽤 잘 작동했다.

그러나 지금의 시대는 노력만으론 부족하다.

열심히 하는데 결과가 따르지 않고, 힘들게 준비한 것이 쓸모 없어진다. 어제의 정답이 오늘의 오답이 되기도 하고, 노력과 결과 사이의 분명했던 연결선이 희미해졌다. 우리는 그것을 운이 나쁜 탓으로, 시대가 나쁜 탓으로, 혹은 아직 충분히 노력하지 않은 탓으로 돌리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세상이 이제는 비선형적으로 움직이게 되었기 때문이다.

선형 세계의 환상

선형적 세계관은 단순하다.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고, 입력이 크면 출력도 크다. A를 하면 B가 따라 오듯이 예측 가능하고, 통제 가능하고, 관리 가능했다.

산업화 시대는 이 세계관에 잘 맞는 시대였다. 교육 → 취업 → 승진 → 은퇴라는 분명한 경로가 있었고, 그 경로를 성실하게 따르는 사람에게 세상은 비교적 예측 가능한 보상을 주었다. 더 많이 공부하면 더 좋은 학교에 갔고, 더 열심히 일하면 더 높이 올라갔다. 노력과 결과 사이의 연결이 분명하게 살아있었다.

지금도 그 연결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운동을 꾸준히 하면 건강해지고, 기술을 연습하면 실력이 향상된다. 선형적 관계가 여전히 작동하는 영역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렇지만 달라진 것이 두 가지 있다. 비례의 기울기가 예측 불가능해졌다. 똑같이 10을 넣었는데 1이 나오기도 하고, 100이 나오기도 한다. 비례하는 변수도 바뀌었다. 투입하는 시간보다 방향이 더 중요해졌고, 노력보다 레버리지가 더 강하게 결과에 영향을 준다.

세상은 원래 선형적이 아니었다. 산업화 시대가 잠시 그렇게 보이게 만들었을 뿐이다. 우리가 그렇게 믿고 싶었던 것이기도 하다. 선형적 세계관이 완전히 틀리게 된 것은 아니지만 다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세상이 되었다. 노력은 여전히 필요하다. 그러나 올바른 방향과 레버리지 없는 노력은 점점 더 보상받기 어려워졌다.

복잡계란 무엇인가

자연을 보면 선형으로 움직이는 것이 없다. 날씨는 작은 기압 변화 하나가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의 폭풍을 만들기도 하고, 생태계는 한 종의 변화가 전체 먹이사슬을 재편하곤 한다. 인체는 한 가지 요소의 변화가 연결된 수십 개의 인체 시스템에 동시에 영향을 준다.

이것이 복잡계다. 수많은 요소들이 서로 연결되어 상호작용하고, 그 결과가 어느 한 요소만으로는 예측되지 않고, 다른 요소들과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시스템. 전체가 부분의 합보다 크고, 작은 변화가 예상치 못한 큰 결과를 만들고, 피드백이 피드백을 낳는 세계가 복잡계다.

복잡계를 이해하는 데 세 가지 핵심 개념이 있다.

첫째는 창발이다. 전체가 부분의 합보다 크다. 물 분자 하나하나는 축축하지 않다. 그런데 수백만 개가 모이면 축축함이 생겨난다. 축축함은 물 분자 하나에는 없는 성질이다. 서로 모이게 되면 새로운 성질이 생겨나는 것, 그것이 창발이다.

인간의 뇌도 창발이다. 뉴런 하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수천억 개의 뉴런이 연결되면 의식이 생겨난다. 삶도 마찬가지다. 일, 수입, 관계, 건강, 의미 각각을 아무리 들여다봐도 보이지 않는 것이 다섯 가지가 서로 연결되어 상호작용을 일으킬 때 창발은 나타난다. 삶의 질, 웰빙도 창발적 현상이다.

둘째는 비선형성이다. 작은 변화가 예상치 못한 큰 결과를 만든다. 선형적 세계에서는 원인과 결과가 정비례한다. 2배를 넣으면 2배가 나온다. 그렇지만 복잡계에서는 그렇지 않다. 아주 작은 초기 조건의 차이가 완전히 다른 결과를 만들어낸다.

나비효과가 그 예다. 브라질에서 나비가 날갯짓을 하면 텍사스에서 토네이도가 생길 수 있다는 것. 초기 조건의 작은 차이가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변수를 만나 증폭되어 예측 불가능한 결과를 만든다. 삶에서도 어느 날 우연히 읽은 책 한 권, 우연히 만난 사람 한 명이 10년 후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는 경우가 있다. 그것이 비선형성이다.

셋째는 피드백 루프다. 피드백이 피드백을 낳는 것이다. 두 가지 종류가 있다. 강화 피드백은 변화가 같은 방향으로 더 큰 변화를 만드는 것이다. 운동을 하면 체력이 생기고, 체력이 생기면 더 많이 운동할 수 있고, 더 많이 운동하면 체력이 더 생긴다. 선순환이다. 반대로도 작동한다. 자신감이 없으면 시도를 안 하고, 시도를 안 하면 성취가 없고, 성취가 없으면 자신감이 더 없어진다. 악순환이다.

균형 피드백은 변화가 반대 방향으로 작동해서 시스템을 안정시키는 것이다. 체온이 올라가면 땀이 나서 온도를 낮춘다. 시스템이 스스로 균형을 찾아가는 것이다. 삶은 이 두 가지 피드백이 동시에 작동하는 시스템이다. 어디에서 강화 피드백을 만들고, 어디에서 균형 피드백을 활용하느냐가 삶의 구조 설계의 핵심이다.

인간의 삶도 복잡계고 사회도, 경제도, 기술도 복잡계다.

산업화 시대는 이 복잡계를 억지로 선형화한 시대였다. 표준화, 분업, 위계 구조를 통해 예측 가능하고 통제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었다. 그것이 효율을 낳았지만 동시에 우리에게 잘못된 세계관을 심었다. 삶도 선형적으로 관리하면 된다는 생각을 심어준 것이다.

AI 시대는 그런 억지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다. 세상의 복잡성이 이미 인간의 통제 범위와 속도를 넘어섰다.

비선형성이 삶에서 의미하는 것

복잡계에는 몇 가지 특성이 있다. 삶을 이해하는 데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것들이다.

첫째, 임계점이 있다. 변화는 서서히 쌓이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일어난다. 물이 99도까지는 뜨거워지다가 100도에서 끓듯이 변화의 기울기가 임계점을 지나면 급격히 솟구친다. 삶의 변화도 그렇다. 오랫동안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 것 같다가 어느 순간 전혀 다른 상태로 전환된다. 그 임계점은 예측하기 어렵지만 준비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임계점이 왔을 때 선명하게 드러난다.

둘째, 초기 조건이 결과를 크게 바꾼다. 복잡계에서는 시작점의 작은 차이가 전혀 다른 경로를 만든다. 삶에서 어떤 구조를 먼저 만드느냐, 어떤 습관을 먼저 심느냐, 어떤 방향을 먼저 정하느냐가 이후 전체를 결정한다. 노력의 양보다 노력의 방향과 그 아래에 깔린 구조가 더 중요한 이유다.

셋째, 피드백 루프가 작동한다. 복잡계에서는 결과가 다시 원인이 된다. 좋은 구조는 좋은 결과를 낳고, 그 결과가 구조를 더 강화한다. 반대로 나쁜 구조는 나쁜 결과를 낳고, 그 결과가 구조를 더 악화시킨다. 삶이 어느 순간 선순환이나 악순환에 빠지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바로 여기 있다.

구조가 노력보다 강하다

이 세 가지 특성이 말하는 것은 하나다. 삶은 노력의 총량이 아니라 구조의 질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같은 시간을 쓰고 같은 노력을 해도 어떤 구조 위에서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전혀 달라진다. 방향이 잘못된 노력은 많이 하면 할수록 원하는 곳에서 더 멀어지게 된다. 반면 좋은 구조 위에서는 작은 노력도 시간이 지날수록 복리처럼 쌓여 원하는 곳에 도착할 수 있다.

삶의 재설계는 불확실하고 비선형적인 세상에서 방향을 잡는 것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나서 그 방향 위에 구조를 재설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세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현실 인식이다. 자신의 현재 상태를 정확하게 보는 것. 지금의 일, 수입, 관계, 건강, 의미가 어떤 상태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왜곡 없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재설계에 실패하는 이유는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 이상적인 상태라는 가정 하에 설계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둘째, 방향 설정이다. 어디로 가고 싶은지를 아는 것이다. 단, 이것은 구체적인 목표가 아니라 어떤 삶의 형태를 원하는지를 아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년 후 어떤 하루를 살고 싶은지가 이것이다. 목표는 쉽게 바뀔 수 있지만 방향성은 비교적 오래 유지된다. 게다가 방향이 있어야 불확실한 세상에서 선택의 기준도 생기게 된다.

셋째, 구조 설계다. 방향이 잡히면 그것을 향해 움직이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의지나 동기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구조가 자동적으로 그 방향으로 밀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습관, 환경, 관계, 시간 배분. 이것들이 삶의 방향과 동일하게 정렬될 때 삶이 서서히 바뀌게 된다.

이때 순서가 중요하다. 방향이 없는 상태에서 구조를 만들게 되면 잘못된 방향으로 효율적으로 가는 것이 되고 만다. 또한 현실 인식 없이 방향을 잡으면 공중에 뜬 설계가 된다. 현실을 먼저 보고, 방향을 잡고, 구조를 만드는 것. 이 순서가 삶의 재설계의 출발점이다.

더 열심히 하라는 말 대신 구조를 바꿔라.

더 많이 채우라는 말 대신 방향을 제대로 정하라.

더 빨리 달리라는 말 대신 어디로 가야 하는지 먼저 알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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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이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