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다 쓴 후, 다시 바닷가에 갔다.
부산 바닷가, 지안이 자주 찾는 그 자리. 수평선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이 책을 시작하게 만든 질문이 여기서 왔었다. 이대로 괜찮은가. 그 질문을 처음 받았을 때와 지금, 무엇이 달라졌는가.
파도 소리가 생각의 소음을 밀어내는 동안, 한참을 그냥 앉아 있었다.
삶이 극적으로 달라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같은 회사에 다니고 있고, 여전히 매일 아침 출근을 한다. 안개가 완전히 걷힌 것도 아니다. 프로젝트가 어떻게 될지, 3년 후에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지, 아직 그림이 선명하지 않다.
그러나 달라진 것이 있다.
예전에는 수평선을 바라보기만 했다. 이제는 그 수평선을 향해 걷고 있다. 느리고, 불확실하고, 가끔 방향을 잃는 것 같아도. 걷고 있다는 것이 다르다.
이 책을 읽은 당신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 지안은 모른다. 어쩌면 아직 그 질문 앞에 서 있을 수도 있다. 바꾸고 싶은데 두렵고, 두려운데 시간은 가고, 시간이 가는데 아무것도 못 하고 있다는 느낌.
그 느낌이 당신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지안도 그랬다. 지금도 그 느낌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다. 다만 그 느낌과 함께 걷는 법을 조금씩 배우고 있다. 두려움이 없어진 것이 아니라, 두려운 채로 걷는 것. 안개가 걷힌 것이 아니라, 안개 속에서도 발을 떼는 것.
용기에 대해 한 가지만 더 말하고 싶다. 새로운 시작에는 용기가 필요하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그 용기가 두려움이 완전히 사라진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두려움이 있어도 걷는 것. 그것이 용기다.
당신이 지금 두렵다면, 그것은 정상이다. 두려움은 변화의 신호다. 아무것도 바꾸려 하지 않는 사람은 두렵지 않다. 두렵다는 것은 무언가를 바꾸려 하고 있다는 뜻이다.
프리미너는 자유롭게 의미있게 살아가는 사람을 뜻한다. 주어진 구조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구조를 설계하며 살아가는 사람. 순응하는 사람이 아니라 설계하는 사람.
지안은 아직 완전한 프리미너가 아니다. 설계하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하지만 예전과 다른 것이 있다. 설계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그 방향으로 걷고 있다.
그것이 라이프 2.0의 시작이다. 완성이 아니라 시작. 도착이 아니라 방향. 결과가 아니라 과정.
이 책을 읽었다는 것은, 이미 무언가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이대로 괜찮은가 라는 질문을 외면하지 않기로 한 것. 그것만으로 이미 달라진 것이 있다.
지금 당장 모든 것이 바뀌지 않아도 된다. 다만 오늘, 딱 한 가지만.
모든 구조는 한 가지에서 시작됐다. 라이프 2.0은 거창한 선언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오늘 종이 한 장을 꺼내는 것에서 시작된다.
지안은 아직 그 길 위에 있다. 당신도 이제 그 길 위에 있다.
같은 길 위에 있다는 것만으로, 조금 덜 외롭다.수평선은 여전히 멀다. 하지만 어제보다 조금 더 가까워졌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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