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가 방향이라면, 건강은 그 방향으로 걸어갈 수 있게 해주는 다리다. 기둥이 무너지면 가지(일·수입·관계)도 무너진다.
아무리 의미가 분명해도, 몸과 마음이 버텨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건강할 때는 건강의 무게를 알지 못한다. 공기처럼, 있을 때는 있는 줄 모르다가 없어졌을 때 비로소 그것이 전부였음을 알게 된다.
지안도 오랫동안 건강을 당연하게 여겼다. 젊을 때는 몸이 알아서 버텨줬다. 무리해도 다음날이면 회복됐고, 잠을 못 자도 커피 한 잔이면 됐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달라졌다. 나중에 하겠다는 말을 몇 년째 반복하고 있었다.
5가지 영역을 적어놓고 각각의 현재 상태를 써봤을 때, 건강 칸이 가장 초라했다.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도 알았고, 수면을 충분히 취해야 한다는 것도 알았다. 그러나 실제로는 거의 관리하지 않고 있었다.
첫째, 긴급하지 않았다. 스티븐 코비가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 말한 '중요하지만 긴급하지 않은 일'의 전형이었다. 긴급한 일에 밀려 중요한 일이 계속 뒤로 밀린다.
둘째, 시작이 어렵게 느껴졌다. 건강을 챙기겠다고 마음먹으면 큰 것들이 떠올랐다. 해야 할 것이 부담이 되면 오히려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한다.
셋째, 건강을 삶과 분리해서 생각했다. 삶 속에 건강이 녹아드는 것이 아니라, 삶 옆에 건강이 따로 있는 구조로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건강을 인프라로 보기 시작하면서 시각이 바뀌었다. 인프라는 다른 모든 것이 작동하기 위한 기반이다. 잘 작동할 때는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무너지면 모든 것이 멈춘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정의에 따르면, 건강이란 단순히 질병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신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완전한 안녕 상태를 뜻한다.
이 시각이 바뀌자 지안의 건강을 대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거창하게 시작하려 하지 않았다. 대신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했다. 밤에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을 줄이는 것부터. 틈나는 대로 15분씩 걷는 것. 식사 때 야채를 한 가지 더 먹는 것.
그런데 이 작은 것들을 시작하면서 지안은 예상하지 못한 것을 발견했다. 몸이 달라지는 것보다 마음이 먼저 달라졌다. 방치하던 것을 돌보기 시작했다는 느낌. 스스로를 대하는 방식이 달라졌다.
건강 구조를 설계한다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가장 작은 것 하나를 골라서, 그것을 오늘 하는 것. 그것이 건강 구조를 만드는 첫 번째 단계다.
지금 내 건강에서 가장 오래 방치해온 것은 무엇인가? 오늘 당장 딱 한 가지만 한다면 그것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