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안이 삶의 구조를 다시 설계하기 시작한 것과 비슷한 시기에, 세상에서는 거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인공지능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코드를 짜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전략을 수립하기 시작했다. 지안이 수십 년 동안 조직 안에서 해온 일들 중 상당 부분이 기계로 대체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매일 뉴스에 나왔다.
그런데 이 변화를 들여다보면서 지안은 흥미로운 것을 발견했다.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것들이 있었는데 그것들은 지안이 삶의 구조를 설계하면서 발견한 것들과 겹쳤다.
분석적 사고, 창의적 사고, 리더십과 사회적 영향력, 호기심과 평생 학습, 회복력과 유연성. 이것들의 공통점은 모두 구조화되지 않는 인간 고유 영역이었다.
AI가 잘하는 것 — 패턴 인식, 데이터 처리, 최적화
AI가 못하는 것 — 의미 부여, 관계 형성, 맥락 이해, 새로운 질문 만들기
수입 구조에도 영향이 컸다. 1층(생존층)의 안정성이 더 이상 보장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단일 수입 구조의 사람은 AI가 조직의 인력 구조를 바꿀 때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2층, 3층 수입 구조의 필요성이 AI 시대에 더 절실해진 것이다.
특히 2층(안정층)의 중요성이 커졌다. AI를 활용할 줄 아는 개인은 이전에는 팀 단위로 해야 했던 일을 혼자서도 할 수 있게 됐다. 개인의 전문성에 AI 도구를 결합하면, 조직 밖에서도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범위가 훨씬 넓어졌다.
관계 구조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AI가 정보와 조언을 제공할 수 있게 되면서, 단순한 정보 교환을 위한 관계의 가치는 줄어들었다. 반면 진짜 대화 —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함께 방향을 찾고, 정서적으로 연결되는 관계 — 의 가치는 오히려 높아졌다.
AI 시대는 지안에게 위기처럼 보였지만, 들여다볼수록 오히려 확인이 됐다. 삶의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는 확인.